작년 말까지만 해도 전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하고 왔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한다는 것을 안 것은 남편과 함께 뮤지컬 영화 '영웅'을 보러 갔을 때 광고로 나온 것이었는데, 그때는 그저 광고로만 지나쳤었다. 어릴 때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렇게 재밌지는 않아서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굳이 만화책까지 볼 생각은 안 했었다. 남편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보기로 했다. 기왕 보는 거 영화에 깔린 서사도 함께 알고 싶었기 때문에 신장재편판 만화책을 먼저 사서 봤다. 교보문고에서 샀는데, 예약판매로 2주 정도 기다려서 만화책을 받았다. 왼손은 거들 뿐 오른손으로 카드 결제
만화책을 사고 서도 퇴근하고 틈틈히 봤기 때문에 1~2주 만에 완독했다. 요즘 만화책은 일본판 이름을 그냥 사용하는데, 슬램덩크는 한국판 이름으로 번역을 했다. 신장재편판 또한 한국이름으로 번역을 했다. 어떤 사람은 하루 만에 다 읽었다고 했다. 한권당 빠르면 15분, 천천히 보면 3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만화를 볼 때는 '농구를 하는 구나' 정도로 읽었다. 상대편으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이름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했었다. 농구 용어나 룰도 잘 몰라서 남편에게 계속 물어봤었다. 만화책을 볼 때도 그냥저냥 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어쩐일인지 만화를 본 후 후유증이 남는 느낌이었다. 내용도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데 농구를 하는 꿈을 꿀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기억에 남었었나 보다. 슬램덩크를 보지 않은 나도 명장면 명대사는 여기저기서 주구장창 나와서 알고 있는 게 몇개 있는데, 명장면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 이런 명장면이 나왔는 지 이해도 가서 재밌었다. 명장면이 나올 타이밍을 남편과 맞춰보기도 했다.
슬램덩크 명장면 명대사
내가 알고 있는 명장면 중 정대만의 대사 "안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가 나오는 타이밍을 맞췄다!
나에겐 "포기하면 편해요" 라는 패러디로 더 잘 알려진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예요"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이 대사는 도대체 어떻게 나왔나 했는데, 체력 소진이 다 된 상태에서 거의 혼수상태에서 내 뱉는 명대사였다.
채소연의 "농구 좋아하세요?"의 물음에 대한 강백호의 대답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이 명장면은 처음 보는 장면이었는데, 엄청 울컥하고 마음이 찡했다. 강백호도 거의 혼수상태에서 내 뱉는 대사였다. 슬램덩크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라고 하는 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에서는 나오지 않는 장면이라 조금 아쉬웠다.
"영감님의 영광의 사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선수의 생명이 달려있음에도 산왕과의 시합을 위해 안선생님을 설득하고 있다.
슬램덩크의 가장 유명한 명대사 "왼손은 거들 뿐" 그리고 서태웅과 강백호의 하이파이브까지 마지막 권은 명대사 명장면이 난무하는 권이였다. 슬램덩크가 매우 현실적으로 전국대회에서 떨어진다고 해서 산왕전에서 떨어지는 줄 알고 북산이 지겠거니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나름 반전으로 북산이 이기면서 끝나서 소름돋았다. 북산이 지는건 다음 시합인 지학고교와의 시합이었다. 아마 강백호가 등 부상 때문에 시합에 나가지 못해서 졌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만화책을 슥삭 읽었기 때문에 내용 하나하나가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알고 극장판을 보러 갔다.
슬램덩크주인공 한국명/ 일본명
- 강백호/ 사쿠라기 하나미치
- 서태웅/ 루카와 카에데
- 채치수/ 아카기 타케노리
- 송태섭/ 미야기 료타
- 정대만/ 미츠이 히사시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 자막판 리뷰
자막판을 보기 전 가장 염려되는게 한국판 이름이랑 일본판 이름이랑 다를 텐데 사람 구분을 잘 할 수 있을까? 자막은 한국판 이름을 쓴다고 하지만 어색하지는 않을 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쓸떼없는 걱정이었다. 몰입감이 미쳐서 생각할 틈도 없었다. 자막판을 볼까 더빙판을 볼까 고민하던 시간이 너무 쓸떼없었다. 남편에게 자막판 볼까 더빙판 볼까 물어봤었는데, 둘 다 상관없다고 했었다. 그러나 둘 다 보기는 싫다고 했다. 결국 제일 빠른 시간대인 자막판을 보게 되었다. 목소리도 이노우에 타케히코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캐스팅 했다고 하니, 작가의 의도를 100%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3D애니메이션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스케치에 3D를 입힌거라 어색하지 않을까도 조금 걱정했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경기장면이 진행되면서 전혀 어색함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처음 스케치 오프닝부터 소름이 돋았다. 송태섭의 이야기를 주로 이루면서 산왕전이 진행된다. 처음에 송태섭이 형인 송준섭에게 "가서 돌아오지마!!"라고 이야기 했을 때 '안돌아오겠구만'하고 생각했다. 아주 뻔한 클리셰였다.
경기 도중 송태섭의 과거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 약간 흐름을 끊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스포츠 만화를 잘 안보는 이유가 움직임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아서인데, 영상으로 나오니 이해도 빠르고 너무 재밌었다. 진짜 농구 시합을 보는 긴장감이 있었다. 내용을 다 알고 봤는데도 긴장감과 설렘이 있었다. 특히 마지막 1분은 효과음도 없이 정적이었고, 나도 숨 참고 봤다. 서태웅이 패스하고 강백호가 버저비터에서 골을 넣는 장면은 진짜 엄청 소름 돋았다.
극장에서 한 여자분이 자꾸 리액션을 해서 조금 거슬리기는 했다. "뭐야?","골 넣은거야?"."우와","헐!" 이런 리액션을 자주 했다.(그래도 마지막 1분은 그 여자 분도 숨 참고 봄) 그리고 나는 중간부터 화장실 가고 싶어서 약간 집중력이 흐려지기는 했다. 영화를 보기 직전 화장실을 다녀왔지만 그 전에 아메리카노를 흡입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극장 자체도 조금 춥긴 했다.
현대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 오픈런을 해도 굿즈를 못 산다고 하는데, 슬램덩크를 보기 전까지 난 이해 할 수 없었다. 극장판을 보고서 팝업스토어 오픈런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다. 만화책 세트를 사면 주는 슬램덩크 스티커가 있었는데, 나는 굳이 사은품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근데 다 읽고 나니까 사은품 안 산걸 조금 후회했다. '더 퍼스트'라는 이름이 붙여진게 송태섭을 시작으로 강백호,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의 관점에서 극장판이 나올 거라는 루머가 있긴 한데 나올지 모르겠다. 만약 극장판 또 나오면 꼭 보러 가야지.
평점 : ★★★★☆
후기 : 조금 루즈 할 때도 있고, 명대사도 많이 줄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이 대사를 듣고 싶었는데, 안 나와서 넘 아쉬웠다. 그래도 역시는 역시다. 명작인 이유가 있었다. 나는 어릴 때 슬램덩크의 추억이 있지는 않지만 괜히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있었다. 남편이 더빙판은 안 보고 싶다고 했는데, 자막판 보고 나오니 더빙판도 보자고 했다. 더빙판도 보러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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